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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피를 빨리든 살점을 떼우든,그저 묵묵히 풀뿌리만 캐어먹고, 누우라면
통 구멍까지를 틀어막았었다 교실 안은 완전히 암흑으로 채워졌었다 그들
그래도 들은 모양이었다 소름이 쪽 끼치는 악이 덜미를 친다 혁도 인제
세도와 권세를 부릴 때도 무섭지만, 남이 부릴 때도 무섭다는 것을 자기도
낮에는 골짝과 굴속을 찾아다니었다 미군 비행기가 무서워서였다 호송대
소리다 실수한 것이 없다
반동자A급이었다 A급의 A가 다섯, B가 셋,C가 한 사람이었다
어제는 대전, 오늘은 대구, 모레는 부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없었지만 알려고 애쓰는 사람도 없었다 방향도 모르고 지점도 모르지마는
며 거울을 채 놓지도 못하고 손에 든 채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서로 이름을 내면 어떻게 되지?’
이 사람 보게나!
그러나 이 선언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눈을 부비고 본대도 어디가 어딘지
인제는 지쳐 나자빠진 격이었다
서울은 아닐 게요
술 한잔 해!
할 날이 있으리라 ─
아니오 정말이오 그대로 끌러달라는 게 아니오 날 한번만 짓밟아주
않았다 발소리가 멀어졌는지 청년단의 박이 또 말을 건넨다
려들게 되었던 것이다
베오개 장안에‘안성만물전’이란 가게가 있었다 요새 말로 백화점이다
이것이 이 슬픈 행렬 전체의 오직 하나인 염원이었다 하루에 맨밥 한두
었다
하고 시계포는 대답하고 있었다 대담한 대답이었다 죽음 앞에 선 사람이
오직 살고 싶다는 일념뿐이었다
혁이도 이 부류에 든 것이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혁을 맨 처음 찾아온 것
우리의 영명하신 김일성 장군을 비방하여 종파적인 음모를 함으로써 당
홱 밝아진 느낌이었다 혁도 그랬다 그토록 그립던 빛이 이렇게 사람의 마
있었다 불장난을 하다가 불에 데인 격이었다 혁은 지금 과거 오 년간 놈
리 없다 쓰러져야만 그 대열에서 제외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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