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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나 옆을 보는 놈은 없을 줄 알아라!
그 대신 혁은 각 문화단체의 반동분자 리스트를 만들어 십여 일을 두고 심
졌을 뿐, 그 정확한 지점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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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골짝 숲속에 난가게처럼 거적을 둘러친 조그만 어리가 있을 뿐, 인
혁이 잘 알고 있었다 왜정 때도 그랬거니와 군정 때도 그랬었다 그는 청
있다는 것이다 만일 그럴 때는 바로 신문에 성명서를 내어야 한다는 것이
그렇기에 아버지가 돌아간 후로의 혁은 끽소리 못하고 살아온 셈이었다
혁은 이런 생각에 잠긴 채 외투 깃을 세우고 타박타박 걷고 있었다 점심
체를 번듯이 제키고 서 있었다
일행은 쉬라는 소리에 그 자리에들 모두 주저앉고 말았다 셔츠 바람에 찬
사람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다
어디로 가는가 보라지? 어디로 가서 뭐라고 하는지?
비가 와도 갑니까?
이윽고 밀려들어간 곳이 지하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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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끌리어가면서도 그랬었고 끌리어가서도 그랬었다 심사를 받을 때까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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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함락이 되고 부산을 향하여 진격을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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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아본 적도 일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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