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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셔요!
그들은 수효도 모른다 서로의 성명도 모르고, 직업도 나이도 모른다 성
! …… 이년아 일 년이나 들인 길든 거울을 문혜가 작년 대학에 들어 갈
멀리 임진강이 내려다보일 뿐 물론 산 이름도 몰랐지만 군명조차도 알 길이
전면적인 실패였었다 일개의 발길에도 채어보지 못한 채 그들은 길바닥에
그리고 다시 끌채를 흔들기 시작하는데 문혜가 들어선다
것이었다 철사가 끊어질 리는 만무였다 한 시체의 무게에 견딜 수 있도록
우리의 영명하신 김일성 장군을 비방하여 종파적인 음모를 함으로써 당
홱 밝아진 느낌이었다 혁도 그랬다 그토록 그립던 빛이 이렇게 사람의 마
다 정말 토론을 해야 할 경우라든가 자기의 변절이 친구들의 조롱의 대상
아, 이놈 봐라 이 죽일 놈이 ─
과 함께 또 행진이 시작되었다 이 처참한 행렬은 큰 산부리를 돌고 있었
어디냐?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지하실에는 잠시 어수선한 기맥이 돌다가 말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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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死)의 행렬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는 것 같은 감격에 몸부림을 쳤었다 이 아름다운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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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거드름을 피우면서,
야 이렇게 눈을 감겨두고 수갑까지 질러서 끌고 갈 리가 만무가 아니냐?
혁은 똑같은 말을 했었다 일만 해라 일만 하면 반동자도 포섭한다
그날 밤은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하나, 둘, ─
전율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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