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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속으로 떨어졌다 절망과 함께 무서운 수마(睡魔)가 습격을 해온다 혁
은 추한 길이었다 어리석고 못생긴 기억만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혁은 고
우리의 영명하신 김일성 장군을 비방하여 종파적인 음모를 함으로써 당
은 거적 틈새로 새어드는 빛으로서 겨우 실내와 실외를 분간할 수 있을 따
다 산골짝 물소리가 요란하고 밑은 큰 내였다 긴 방죽 밑으로는 풀이 우
제8장
붉은 군대만 들어오면 그만이었다
방문 밖에서 들리는 이 말에 그는 팔의 맥이 풀어지며 스르르 손을 거두었
옮겨놓다가 그만 대야를 밟게 되어 더욱이 걸음의 균형을 잃게 된 꽃분이는
말이 갑자기 뚝 그친다 감시인의 발소리가 가까이 들린 때문이었다 실내
그렇소
같다
혁은 처음에는 변명도 했었다 분개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다 소용이
야루까 하지 말구 땅 쏴라! 느놈의 세상에서 백년을 더 사느니 이 자리
대한민국에 충성을 다했다는 죄목으로 처단이 되었던 것이다 아홉 명이
가지 않는다 서울이 어떤 쪽이든지 까마득한 꿈길 같았다
제5장
에 먹었지만, 그래도 지치는 눈치였었다 코와 눈과 입과 다 오장육부를 똑
틀어대었다 그럴 때마다 숨이 콱 막힌다 두 놈의 구렁이는 제각기 자기가
마찌’에서 달포를 고생한 일이 있었다 그때 이와 비슷한 증오를 놈들한테
받은 일이 있었기에 알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들은 하루에 한 덩이씩을 받
나도 죽여다오!
오해야 그럴 리가 있나!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벌써 동무들 마음속에
안다? 소위 혁명시를 씁네 하구서 파쟁을 조장하며 혁명운동을 교란했다
이 작전은 실로 무모한 작전이었다 한두 사람이 혹 살았을는지도 모르지만
통한 길인 줄을 잘 안다 국경지방이 목적지였다 영변이나 개천이 될 것이
볼 때는 정말 측은한 생각에 눈시울이 찌릿거렸다 그러나 어머니는 듣는
다시! 않는 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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