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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은 여전히 전진한다
오늘 마침 수중이 비어서 ─
없었다 골짝 숲속에 난가게처럼 거적을 둘러친 조그만 어리가 있을 뿐, 인
걱정이 아니오 임자가 죽을 때 누가 그럴까 겁이 나서 그러오
다 조물주가 희망의 상징으로 만든 빛을 어둠으로 역용하는 놈들에 대한
한 개씩 들었었다 한 놈만이 따발총이었다 셋은 앞에 하나, 중간에 하나,
끝내 이혁은 이렇게 생각했었다 믿었었다 그렇기에 그는 처음에는 조금
그들은 안심하고 이 죽음의 행렬을 떠났던 것이었다
그는 자기 고막에 남은 심사원의 탁한 말소리의 여음을 주워모아 다시 한
당하고 마는 것이다 이인 삼각이 아니라 수십각의 다리가 제각기 움직인
오늘 저녁에 쓰러질 환자와 며칠 버틸 환자의 차가 있을 뿐이었다 앞으로
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슬픔을 씹어가며 걷는 그런 느린 걸음이었다 자기
은 당치가 않았다 쎅트란 말은 더욱 조작이었다
호송대가 뭐야! 오줌 가면서 눠!
그러나 공산주의는 안 그랬다 왜정 때는 가만히 있기만 하면 좋아도 했고
남편은 술내 마늘내를 풍기며 방에 들어와 앉자마자 변명하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지 박관은 코웃음을 친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앞뒤를 쫘악 둘러본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아까보다도
틀어대었다 그럴 때마다 숨이 콱 막힌다 두 놈의 구렁이는 제각기 자기가
대로 도리깨질을 하는 것이었다 격검대 사이에 살이 끼이면 비틀어서 손으
었다 다음이 순경이었다 경관 앞에서는 맥도 못쓰는 아버지를 발견한 것
학가동맹이라니 말이 되오?
국련에서 침략자 응징에 대한 결의를 보아 미국 공군이 대격으로 공습을 시
호호, 소련식 재채긴 어떻구?
엎디어 쉬는 시간도 많았다 그렇건만 그들은 죽음의 행진을 하는 밤이 오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육체적인 고통이었다 과거 오년간 ─ 특히 일년간
저희들 조상이 살아온 본을 떠 봄이 흥겨웁고 가슴이 터질듯이 용솟음치는
그들 일행이 임진강을 멀리 바라다볼 수 있는 깊은 산중에서 다시 행군을
혁만 입을 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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