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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혁명시인 이혁의 이름과 그의 이름은 벌써 이 땅에서는 용납이 되
‘어디 보자 어떤 놈이 반동인가?’
다 한강은 국군이 후퇴하면서 철교를 폭파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
혁은 아직 잠이 채 깨어 있지 못했었다 널름대던 뱀의 두 개의 혀끝에서
그러나 단순히 어둡다고만 해서는 모를지 모른다 어둠이란 빛을 전제로
다 혁은 하룻밤 기어코 뭇매를 맞았었다 열흘 동안이나 옴직도 못했었다
생원을 일으키고 털어 주는 것이다
이 조그만 저항도 없이 살고 있는 사람한테는 제국주의도 개처럼 온순했었
이 하루는 문학가동맹에 섞여 나왔었다 그것을 보자 문필가협회에서 달려
통 구멍까지를 틀어막았었다 교실 안은 완전히 암흑으로 채워졌었다 그들
혁은 우미관 앞에서 쌈패를 만난 일이 있었다 쳐다보지도 않는 혁한테,
대열 여기저기서 꿍꿍 앓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것은 생리적인 고통
감시원들은 축배를 올리고 법석들이었다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비겁한 자
없다!
혁은 비로소 과거 자기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다볼 기회를 가졌었다 그것
다 그 길로 야곰야곰 끌려간 것이 오늘날 그가 된 위치였다 물론 혁은 처
는 아주 기운이 푹 죽어버렸었다 권세를 빼앗겼을 때는 그 앞에 가서 굴복
각또각 대문 밖으로 나갔다
나갔다
에 먹었지만, 그래도 지치는 눈치였었다 코와 눈과 입과 다 오장육부를 똑
았었다 이 새빨개진 서울 거리에 나선 혁은 비로소 빛을 보았었다 새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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