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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 자리는 어떤 큰 공장 안이었다 좌우에 창고 같은 건물이 둘러 있는 그
한다 정신이고 육체고 완전히 희망을 잃고 보니 중심이 없었다 희망을 잃
혁은 생각에 잠긴다 인제 어디로 가든, 갖다 찔러죽이든 할 대로 해라 싶
유진성은 혁의 선배였다 나이로도 선배려니와 문학으로도 그랬었다 시를
문혜의 이러한 내심을 꽃분이도 모를 리 없다 욕을 먹을 때마다 마음으
세워놓은 것 같은 행렬이었다 열 명씩이 한 두름이 되어 있는 것도 청어와
람이 아니라, 남이 부리는 세도와 권력 앞에서 벌벌 떨어야 할 사람임을 깨
틀에도 오자투성이인 신문을 들고서‘반동신문’의 낭패한 꼴들이 보이는
비가 오는 날이면 낮에는 행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날 새벽 먼동이 틀 무렵에 그들은 목적지인 듯싶은 산중에 도달했었다
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흘이 지났다 밤이었다 사오십 명만이 끌리어
누군지 부르짖었다
백리 길은 넘었을 것이었다 누구 하나 본 사람이 없고 보니 방향이 알려질
일동의 가슴에는 찬바람이 휘 돌았다
행렬은 여전히 전진한다
유진성은 혁의 선배였다 나이로도 선배려니와 문학으로도 그랬었다 시를
붉은 군대만 들어오면 그만이었다
어느 때인지 외마디소리에 이혁은 깜짝 놀라 깨었다 무서운 꿈이었다 구
대열에서 떨어져 없어진 것이 몇인지도, 또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들은 묵묵
대한민국식 재채기는 금물야
그러나 이것이 잘못이었다 혁은 자기에게 무슨 위험이 접근하고 있다는
방죽 한복판에 왔을 때다 호송대원의 고함소리에 모두 움찔하고 멈추었
어디 보자
이 군! 우린 어떻게 되오?
마나님은 그릇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
하고 이혁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도 없이 사람의 목을 파리 목 자르듯 하는 무서운 사실 앞에서 혁은 오직
을 것이다 거기에는 유하고 부드러운 진동밖에 남아 있지 않았었다 에이
또 총소리가 났을 때다 갑자기 사오 명이나 되는 사람이 사방으로 짝 흩
하고 호송대 동무는 눈을 부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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