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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보니 바로 길 옆에 폭격맞은 집 서너 채가 있었다 지붕도 없었다
호송원은 또 소리를 빽 질렀다
찡그린 마나님의 얼굴과 부딪칠 때 꽃분이는 머리끝이 쭈뼛하고 올려뻗히며
엎디어 쉬는 시간도 많았다 그렇건만 그들은 죽음의 행진을 하는 밤이 오
그런 종파적 심리가 있다는 증거야
대열 여기저기서 꿍꿍 앓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것은 생리적인 고통
행렬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소걸음보다도 더 느린 행보였다
베오개 장안에‘안성만물전’이란 가게가 있었다 요새 말로 백화점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혁의 한숨은 다른 사람들의 한숨과 비교할 성질은 아니
다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좇아 눈을 주었을 때 물탕이 된 방바닥에는 두 쪽으
하고 외치다시피 하는 소리에 이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의외였다
나도 죽여다오!
밖에는 눈이 펄펄 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안다? 소위 혁명시를 씁네 하구서 파쟁을 조장하며 혁명운동을 교란했다
블 위에 켜져 있었다 그 앞에 사람이 앉아 있는 기색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소리를 부릉부릉 내더니만 차가 우쭐하고 미끄러져
나이 시퍼런 자식이!
못하게 하는 것이 공산주의라는 괴물이었구나!
도 못했으니 시장기도 몹시 든다 호텔을 막 지나치려 할 때였다 누가 등
은 추한 길이었다 어리석고 못생긴 기억만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혁은 고
라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S였었다 숨은 끊어졌지만 가슴에는 아직도 온기
이 모양이니 부모 마음도 여간 아니었다 후고 퍼붓고 내쫓고 이
렸어도 빛이 새어들어오니까 감시원들은 사방을 둘러보더니 질겁을 해서 연
오길 잘했구려 참 고맙소! 그럼 또 만납시다 자주 연락합시다
생의 희열을 억제하느라고,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꽃과 새들을 즐기는 어
달라붙었을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승부도 간단할 건데 도리가 없다
둠을 걷어 주지는 못했다 그는 눈에 안막이 씌워졌나 싶어 눈을 닦고 닦고
절망속으로 떨어졌다 절망과 함께 무서운 수마(睡魔)가 습격을 해온다 혁
비가 오니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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