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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혁은 각 문화단체의 반동분자 리스트를 만들어 십여 일을 두고 심
해서 신께 목숨을 비는 그런 애절한 한숨이었다
그들은 최후의 목적지만은 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후에는 승리한다는 신념에서였다 혁은 과거 오 년 동안 좌익운동을 해온
같이 타고난 같은 인간이 똑같은 인간을 이렇게 해서 죽여야만 한다는 것이
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자기의 정체가 드러난다면 그들은 백배사죄하리라
그는 시를 읊듯 하고 있었다 목사였다
음에는 이쪽 저쪽을 교묘히 다니었었다 그러나 소위 자기비판을 호되게 받
이리 와!
히 달리는데 물소리가 트럭 안에서도 들린다 물소리는 좋은 음악처럼 그들
내가 뭐 정치간가?
예가 어디쯤 되오?
그는 자기의 힘이 수마를 물리치기에 너무도 약함을 깨닫고 있었다 무서운
분열? 무슨 소리야?
행렬은 산허리를 끼고 돌기 시작했었다
두 뱀의 대가리는 그의 숨통 앞에 나란히 고개를 빼쭉이 들고 있다 한 놈
었다
네가 시인 이혁인가?
마음놓고 자기 방에서 잘 수도 없는 몸이었었다 그한테 이 소식을 전해준
오 오 오 마……

하고 외치다시피 하는 소리에 이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의외였다
이 아니다 아직도 날이 밝자면 한참 있어야 할 모양이다
혁이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환경 속에서다 혁의 의사는 그대로
나 지금 가장 진보적 민주주의라고 떠들어대는 공산주의가 재판은커녕 심사
는 다른 반동자들과 똑같은 생리였었다 감정과 신경, 시각과 청각 ─ 모든
어스름 달밤이었다 일정한 길도 없었다 두 줄로 가다가 길이 좁아지면
낫질 호미질 괭이질로부터 빨래 끄니 잇는 데 이르도록 그의 손을 안 거쳐
아니다

는 말을 강조했고, 그 말에 지희는 미간이 꿈틀 움직였다 호호 그런가요 그럼 미안하군요 결
것이다 그 큰 상 처가 흔적 없이 사라졌으면 누가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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