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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서 쉬어!
뒤에도 바늘이 있었다 좌우로도 있었다 고개를 반듯이 가누고 있지 않으
자기와 똑같은 길을 걸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자기네 이 행렬 속에
행렬은 여전히 전진한다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을 방어했었다
자식들, 꼴 좋다…
말이 뚝 그치었다
어딜?
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슬픔을 씹어가며 걷는 그런 느린 걸음이었다 자기
끼치는 투쟁을 해온 자기가 아니냐? 그 이혁이가 반동이 될 리가 있었던가?
의 호소인 동시에 정신의 신음 소리였다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은 공
나도 모르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지하실에는 잠시 어수선한 기맥이 돌다가 말았을
않았다 발소리가 멀어졌는지 청년단의 박이 또 말을 건넨다
또 하나도 푹 엎어진다
을 하라는 지시였었다 좌익에서는 누구나 그것을 믿었었다 다 때려죽여도
한 개씩 들었었다 한 놈만이 따발총이었다 셋은 앞에 하나, 중간에 하나,
다 어머니는 그냥 중얼거리며 그를 더듬어 요강 우에 앉혀 놓는다
후에는 승리한다는 신념에서였다 혁은 과거 오 년 동안 좌익운동을 해온
끊어라!
참하게 생각해본 일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 순간처럼 자기가 어리
할 날이 있으리라 ─
‘이 반동분자 새끼!’
울은 동무들에게서 선사를 받은 것이라고 어머니를 속여 오는 것이지만 실
에이끼!
하고는 언제나같이 꽃분이에게는 눈짓으로만 다녀온다는 뜻을 보이고 또
적 건전성도 지금의 혁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그는 오직 죽고만 싶었다 이
이혁은 이렇게 생각했었다 자위하자는 데서가 아니었다 어디다 내세워도
내린 것이 아닌가!
석지기의 아들이라는 복된 환경에서 소년시대를 보낸 혁이었다 위로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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