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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성은 혁의 선배였다 나이로도 선배려니와 문학으로도 그랬었다 시를
묘한 장치였다
멀리 임진강이 내려다보일 뿐 물론 산 이름도 몰랐지만 군명조차도 알 길이
구가 서뻑한다 분명히 쇠바늘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뿐이 아니었다
맹활약을 하는 민족주의 시인의 원고료로 한잔 먹자는 게지! 여! 민족진영
그러나 공산주의는 안 그랬다 왜정 때는 가만히 있기만 하면 좋아도 했고
저놈의 늙은 반동 봐라 악담을 하잖나
이런 말이 통할 리가 만무였다 혁은 기어코 술을 빼앗기고야 말았었다 그
혁은 모두 치를 떠는 심사를 되려 초조하게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있었다
블 위에 켜져 있었다 그 앞에 사람이 앉아 있는 기색이다
용기가 나지 않는다 대답을 않을 제는 켕기는 일이 있었으리라 싶어 망설
이 아름다운 산천과 빛과 향기를 공포와 어둠으로써 겹겹이 싸서 보지
신경에는 아무런 반동도 일으키어주지 못했었다 혁만 해도 그랬었다 그도
각또각 대문 밖으로 나갔다
것이었다 철사가 끊어질 리는 만무였다 한 시체의 무게에 견딜 수 있도록
왜정 때는 일 제국주의자 놈들의 앞잡이가 되어 강연행각을 했고, 해방 후
이었다 개중에는 학련 계통에서 일을 하던 학생도 자수 겸 찾아왔었다
황해도 땅이라오
죽 밑으로 떨어져 구른 것이다
운명을 같이하던 길동무가 숨을 거두었지만, 얼굴을 덮어줄 오락지조차 없
이 형이 설마 놈들한테 휩쓸리어 조국을 파는 매국 매족 행위를 할까부냐
았었다 이 새빨개진 서울 거리에 나선 혁은 비로소 빛을 보았었다 새 세
그는 자기 고막에 남은 심사원의 탁한 말소리의 여음을 주워모아 다시 한
하고 누가 말했다 눈을 감겨주는 모양이었다
은 그의 육체는 젖은 솜처럼 기력이 없다 정신도 그랬다 희망에만 집결이
러나 단 한 사람 명령에 채 좇지 못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쩌면
방문 밖에서 들리는 이 말에 그는 팔의 맥이 풀어지며 스르르 손을 거두었
세번째로 혁의 앞에 나타난 공포가 바로 공산당이다 실상 말하자면 이 나
사실 그는 그자들이 자기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잡아왔거니 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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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저 백성이라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뒤에 있는 검은 양복을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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