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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똑같은 길을 걸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자기네 이 행렬 속에
혁의 바로 앞 사람이 다리를 질질 끈다 윤 노인은 입을 딱 봉하고 철사줄
혀를 쩍 한번 찬다 그러면 그만이었다 이것이 그들의 작별인사였다 매
오며 여름 짜른 밤늦게 일 시키고 이른새벽부터 기동을 해 죽일 놈 잡지 듯
─ 이런 것은 순전히 혁이를 위해서 벌여놓은 것이나 진배없었다
그것은 무서운 암투였었다
모든 파쟁에 초연할 수도 있었고 무시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들은 모양이었다 소름이 쪽 끼치는 악이 덜미를 친다 혁도 인제
쩻!
는 것을 우리가 모를 줄 안다더냐? 나이는 마흔, 와세다 영문과 일년 중퇴,
붙인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니 그럴 것 없이 술이나 한잔 사고
혁이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환경 속에서다 혁의 의사는 그대로
해서 죽음을 찾고 있었다 남은 대열의 거의 전부가 환자들이기도 했었다
지도 그는 조금도 공포는 없었다
오늘 저녁에 쓰러질 환자와 며칠 버틸 환자의 차가 있을 뿐이었다 앞으로
어딜?
다행히 그놈들은 못 들은 모양이었다 어디서 노략질한 것인지 양담배들을
자, 눈을 감소
만 감격이 너무 커노니까 시가 되지 않아 그렇지! 자네 참,‘내 조국의 품
놈은 윤 노인의 철사를 끊어 발길로 탁 차고서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들 됐을꼬?
끊어라!
아내를 생각했다 어린 삼남매를 눈앞에 그리어 봄으로써 이 정신적인 고비
오늘 밤은 비가 온다 처마를 때리는 비바람은 소녀의 귀엔 반갑지 않았
저 중간에서 누가 소리를 친다
되 이미 그의 육호실에서 밤에 끌리어나간 채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열 몇
정말이었다 목사는 그 길로 아주 정신에 이상을 일으키고 말았던 것이다
아아니 이 군, 자네 어쩔라고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 격인데 이렇게 죽
중이 되어 있다
아니 옛날만 생각하나? 음지도 양지 될 때 있답니다 왜 이리 큰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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